채소값 폭등 때문에 뜬 식물공장

6일 오전 10시 롯데마트 서울역점. 매장 한편에 있는 `식물공장` 앞에 몇몇 주부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상추가 나오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다.

유리벽으로 사방을 두른 공간에서는 상추 2000여 포기가 수경재배되고 있다. 이 공간은 외부 접촉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청정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상추가 자라고 있는 선반 위쪽에는 LED 조명이 햇빛을 대신하고 있다.

주부 한지연 씨는 "처음에는 식물공장이라고 해서 신기해서 구입했는데 맛이 좋아 계속 찾고 있다"며 "몇 달 전만 해도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요즘 채소값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배추 상추 등 채소류 가격 파동으로 식물공장 가치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도심 속 유휴 공간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할 수 있고, 날씨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식물공장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환경적인 요소인 물,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영양분 등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채소를 재배하는 방식이다.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최적 조건을 만들어 실내에서 키우기 때문에 날씨 영향도 받지 않고, 품질도 균일한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미래 농업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20여 년 전부터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최근 채소 경작지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물공장은 좁은 면적에서 더 많은 채소를 키울 수 있어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농약도 사용하지 않아 웰빙 트렌드에도 잘 맞으며, 일반 하우스에서 재배할 때보다 에너지 비용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식물공장 설비업체 인성테크는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설치 문의에 응대하느라 바쁘다.

안형주 인성테크 이사는 "웬만한 대기업에서는 모두 문의가 왔고, 농사 짓는 사람들이나 도시 건물주 등도 문의를 많이 한다"며 "가격이 일반 상추보다 비쌌지만 최근 노지 상추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가격 경쟁력도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식물공장은 식품 매장이나 레스토랑, 병원 등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내 매장에서는 수확한 채소를 바로 먹는 것은 물론 관상용으로도 좋아 식물공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또 레스토랑에서는 각종 샐러드를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소규모로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성테크 역시 경기도 용인에서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식물공장을 내부에 설치한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직접 키운 채소를 샐러드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주로 양상추와 비타민을 함유한 엽채류가 재배되며, 최근 천정부지로 값이 오른 배추도 재배가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실용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식물공장 최대 단점이었던 비싼 시설비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종전에는 165㎡(50평) 기준으로 5억원 정도 소요됐지만 이를 절반 이하로 낮췄다.

안 이사는 "LED 대신 자체 개발한 조명설비를 이용하면 165㎡ 기준으로 2억2000만원 정도에 설치가 가능하다"며 "한 달에 600포기 정도 재배할 수 있는 조립식 모듈은 2700만원 선으로 가격도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부터 서울역점에서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롯데마트는 30㎡ 면적에 식물공장을 지었다. 6단으로 구성된 선반 두 줄이 들어가 있으며 상추를 한 달에 2000포기가량 생산할 수 있다. 소비자는 재배에서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으며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상추는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하루 두 번씩 판매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나오는 상추 매출은 지난 8월 하루 평균 7만1000원에서 9월에는 8만2000원까지 증가했다. 상추 한 품목인 데다 좁은 공간에서 직접 생산까지 하는 측면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매출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앞으로 판매 품목 수를 늘리거나 입점 점포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식물공장은 어린이 교육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는데 어린이들이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연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mk.co.kr] [최승진 기자] 201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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