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히메현 감귤산지 무차차엔


일본의 에히메현 감귤산지 무차차엔
2006.09.18 21:59
http://blog.daum.net/studingi/6572284 
 
우리나라에서 정농회가 창립된 1975년,

그 무렵에 일본의 에히메현 감귤산지에서도 무차차엔(無茶茶園)이란 생산자집단이 생겼습니다. 자연농법의 후쿠오카 마사노부씨의 지도를 받고 그 제자인 카타야마 모토오사씨를 비롯한 3명에서 출발한 이 집단은 지역농사법인 무차차엔으로 발전하여 현재는 약 80여 농가가 환경보전형 감귤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2001년엔 농가로는 드물게 국제환경인증이기도 한 ISO14001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매년 계속되는 이상기후와 태풍의 기습으로 낙과, 염해(鹽害),고사와 같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위 소개자료는 무차차엔의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의 발자취와 지향, 환경방침, 농업과 관련한 생각을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거칠고 신랄한 표현도 있으나 30년을 넘게 변하지 않아야 할 것과 변해야 할 것을 부단히 추구해 온 과정이 우리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

연농법 창시자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숨결이 살아있는 감귤산지 -
무차차엔(無茶茶園)

한국생협연합회 국제팀장 김형미

일본 에히메현 세이요시 아키하마(愛媛県西予市明浜), 표고400m 정도의 산과 바다에 끼인 리아스식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남향으로 뻗친 사면에 약 80여 농가가 감귤재배를 하고 있는 지역농사법인. 탄생은 1974년. 자연농법 창시자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제자인 카타야마 모토오사(片山元治)를 중심으로 3명의 생산자가 시작했다. 농가로는 아주 드물게 2001년 ISO14001를 취득했으며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신규 취농 희망자, 연수생을 받아들이고 있다. 2006년 8월, 마이니치신문 주최 [제55회 전국농업콩쿨]에서 원예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Pal System생협연합회의 오래된 산지로서 조합원들에게 높이 신뢰받는 산지이다.

다음 소개는 무차차엔의 웹사이트에서 발췌 정리한 내용(
www.muchachaen.com)이다.


■ 무차차엔은?
대지와 함께 마음을 일구자!
환경파괴를 수반하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통해서 생태적인 지 역활성화를 추구하는 운동체입니다.


☆밀감 유기재배
무차차엔은 제초제랑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농약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감귤류의 생산, 판매를 주로 펼치고 있습니다.

☆대지와 함께 마음을 일구자

농업을 주축으로 하고 마을 전체가 훈훈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 환경에 부하가 적은 감귤재배를 통하여 우리들이 사는 지역의 자연환경을 향상시키자는 것이 중요한 동기입니다.

☆왼 손엔 술잔, 오른 손엔 마우스

현재 젊은이에서 70이 넘은 베테랑까지, 무차차엔의 생산자 대부분이 컴퓨터를 소유하여 농작업의 다양한 기록을 전자매체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2001년엔 ISO14001을 취득했습니다. 환경 개선을 목표로 삼아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생산 활동을 날마다 관리하면서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또한 무차차엔의 생산물을 소비자에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생산 관리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 유기농업의 새로운 시도

무차차엔의 신규취농자를 받아들이고 훈련하는 기관인 Farmers' Union 天步熟을 통해 대규모 유기재배 과수, 채소 재배를 목표로 삼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 농사조합법인 무차차엔 환경방침


1. 기본이념

원래 생명을 취급하는 농가의 노동은 즐겁고 여유가 있는 것이었는데 현재의 농업은 이를 빼앗고 화학비료와 각종 농약을 남용함으로써 환경과 자연계의 생명을 사멸시키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 정도는 온난화현상, 물과 공기오염을 진전시켜 오염이 유전자 차원으로까지 심각해 졌습니다. 그리고 일상적이 된 이상기후로 말미암아 세계 각지에서 농작물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무차차엔은 환경파괴를 수반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통해 생태적인 지역 만들기를 추구하는 운동을 실천해 왔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ISO14001를 취득하여 지구인의 의무이기도 한 환경보전에 한층 더 노력하고자 합니다.

2. 기본방침

1) 환경법규 및 조직이 동의한 자주기준을 준수하고 경관, 쾌적함, 정서적 편안함, 생물다양성 보전을 실천한다.
2) 화학비료, 화학농약 사용을 삭감하여 토양, 수질, 대기오염 방지에 힘쓴다.
3
) 환경부하가 적은 자재 구입, 사용을 추진한다.
4)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한다.
5) 조달처의 환경활동을 고려하고 출하처에 환경활동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다.
6) 병충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신기술 학습과 신품종으로 바꿔 심기를 추진한다. 또한 영농활동을 정기적으로 감사하여 개선함으로써 오염 예방과 지속저긴 개선에 힘쓴다.
이상과 같은 환경관리시스템을 문서화하여 실행하고 유지하며 전체 생산자와 직원이 주지함과 동시에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한다.

3. 무차차엔의 환경활동

활동항목

어떻게 할 것인가

화학농약 사용삭감

농약 사용을 무차차엔 재배지침에 따라 최처한으로 억제하고 병충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예방처지 대응에 힘쓴다.

화학비료 사용금지

비료내용을 명기하고 화학비료 사용금지를 철처하게 실천한다.

폐기물 적정처리

폐기물의 내용을 확인하여 적정하게 처리한다.

비누 사용 추진

세정시에는 비누를 사용하고 합성세제 사용을 줄인다.

녹색 구입 추진

환경에 부하가 적은 녹색 구입(에코 마크)을 높인다.


이외에도 환경법규 준수,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며 무차차엔의 생산물은 모두 위와 같은 환경활동이 준수되는 재배, 생산공정에서 생산,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과정의 작업을 기록한 농사일지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후 계획을 수립,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농산물을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차차엔의 생산물

1) 감귤류-온주밀감을 비롯한 다양한 감귤류를 연중 생산
2) 감귤류 가공품-쥬스, 냉동밀감, 감귤마말레드 등의 가공품.
3) 주잡곡, 채소류-Farmers' Union 天步熟의 신규 취농자가 생산한 품목들.
4) 宇和海 해산물-잔 멸치, 양식 진주 등을 판매
*무차차엔은 생협, 유기식품 전문점 등에도 출하하지만 자체 회원제를 두어 각종 생산물을 공급함.(2002년 현재 약 5천여 명)


■무차차엔의 발자취
☆유기농업과 만나다 
아키하마는 에히메현의 서남부에 있으며 비가 적은 온난한 기후,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경치가 수려한 곳으로 오래전부터 감귤산지였다. 1959년 농업기본법이 제정된 후 농업정책의 변화와 현금 수입을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있는 곳곳에 감귤을 심어 에히메현은 와카야마현和歌山県), 시즈오카현(静岡県)을 제치고 일본 제일의 감귤생산지가 되었다. 그러나 1967년 심어 놓은 감귤나무에 제대로 감귤이 열기 시작한 때 370톤이나 생산되어 감귤 값은 폭락하기 시작했다. 1974년부터 과잉재배 생산에 따른 가혹한 산지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 산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요깡(伊予柑), 봉깡같은 고급만생종 감귤류로 재배 전환을 추진해 왔다. 이들 만생종 감귤류는 재배가 아주 어렵고 온주 밀감 이상으로 농약 비료가 필요했다.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는 생산자의 육체를 좀먹고 병원나들이가 다반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토양, 자연환경이 가속도로 파괴되어 산도, 바다도, 강도, 생물의 서식상태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래도 생산자들은 농약은 농사에 잘 드는  ‘약’이 아니라 농사 ‘독약’이란 걸 모르고 묵묵히 일했다. 왜  DDT가,  BHC, 호리돌, 수은제가 사용금지가 되었는지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농약 병이나 포장지에는 사용 시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데 이건 그야말로 독약 사용 시 주의사항과 똑같은데. 가격 폭락 하에서 감귤 생산자는 필사적으로 일하고 일하여 식물과 가축을 키우는 기쁨의 땀은 고통의 땀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우리들은 근대농업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농부의 특권은 자연 속에 녹아든 생활, 땀 흘리며 일하는 기쁨을 느끼고 평생을 흙과 함께 살고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 무렵 사회에서도 유해식품, 오염, 공해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여 아사히신문에도 ‘복합오염’이 연재되어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우리들이 ‘유기농업’이란 표현을 알게 된 것도 이 소설을 통해서였다. 밤이면 밤마다 술을 들이키면서 ‘왜 고교도 없고 의사도 없는 이런 시골구석에 쳐 박혀 살고 있는가! 이대로라면 농업은 끝이다. 뭔가 해보지 않으면......’하고 몇 백번이나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는 동안 무차차엔의 원형은 유기농업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도 못했지만 생겨나고 있었다.


☆무차차엔의 탄생

1974년 5월, 우리들은 마을 스님의 호의로 15a가 되는 이요깡 밭을 임대하여 유기농업 연구농원을 만들어 ‘무차차엔’이란 이름을 붙였다. ‘무차차’란 말은 스페인어인데 스페인에선 ‘아가씨’, 멕시코엔선 ‘언니’, 필리핀에선 ‘하녀’란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네온 등불을 찾아 몰려가는 나비가 되기보다는  밀감 밭에서 팔랑이는 호랑나비가 되어보자, 무농약, 무화학비료는 무차인(안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욕심을 버리고 무차메차(죽이 되도록) 애써보자는 의미를 담아서 ‘무차차엔’이라고 이름 지었다.


1975년-78년까지는 실험 단계였다. 1975년에 이요시(伊予市
에서 자연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후쿠오카 마사노부 선생님의 농원을 견학하고 후쿠오카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무차차엔은 무농약, 무화학비료 재배를 시작했다. 이 해에 수확한 이요캉은 농협에 출하했는데 겉모습이 너무 나빠서 대부분 가공용으로 처리되었다.


1976년, 이 무렵에 겨우 유기농법, 자연농법이란 개념이 이해되기 시작했지만 무농약, 무화학비료로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은 없었다. 무차차엔의 농업에 관한 생각이 대략 정리되기 시작한 것은 1977년 무렵이었다.


감귤을 전업으로 삼아 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품종으로 갱신하기 위해서는 일본 경제의 변화에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감귤농업을 주력으로 삼고 바다와 산과 다락 밭을 유기적으로 리사이클시킬 수 있는 ‘마을 내 복합경영’이 이상적이며 가능하면 석유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자는 방향이 정리되었다. 이 해에 산에 자생하는 상수리나무를 베고 표고버섯 균을 배식하고 나가노현에서 일본쟈넨종 산양을 10마리 사와 복합경영 실험을 했다. 그러나 조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미숙하여 이 실험은 좌절하고 말았다.


유기농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생산된 생산물을 적정한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해야 했다. 1977년 생산된 이요깡은 마츠야마시(松山市)의 자연식품점에서 판매되어 처음으로 우리가 기대했던 가격으로 팔렸다. 이 가게와의 만남을 통해서 농업의 문제에서 식생활, 사회 환경, 교육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고려해야 한다는 점, 따라서 무차차엔의 운동을 단순한 농산물의 생산방법의 차원이 아니라 식생활, 사회교육, 지역활성화 등과 같은 활동으로 넓혀가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1978년 매스컴(에히메신문, 아사히신문, NHK)에서 무차차엔을 보도하여 일약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덕택에 무차차엔은 많은 이해자, 지도자를 얻게 되어 제대로 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 해 생산된 감귤류는 전국의 이해자들 덕분에 전량 판매가 이루어져 무차차엔 최대의 난제였던 판로 문제에도 전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기계 오일 이외에는 무농약으로 재배가 가능하겠다는 전망도 생겼다. 다만 감귤은 나무를 심어서 약 7년이 지나야 돈이 들어오는 긴 작물이므로 재배기술의 확립은 15년-20년 걸쳐 천천히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노토피아(농민의 이상향을 추구하며-農topia)

1979년부터 무차차엔은 회원 각자가 실험재배 단계에 들어가 면적을 1ha정도로 확대하고 온주밀감, 이요깡, 하귤류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확직전에 온주밀감에 녹색 풀 노린재가 대량 발생하여 절반 정도를 망쳤다. 또한 전국적으로 생산과잉인 상태에서 판매도 제대로 안되어 비참한 현실 앞에 놓이게 되었다. 이 당시의 쓰라린 경험을 교훈삼아 1980년 2월엔 회원 6명이 상경하여 간다시장, 자연식품점, 생협, 소비자그룹, 일본유기농업연구회 등을 찾아가 재배기술에서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공부를 하였다. 이후 우리들은 매년 상경하여 연수를 쌓고 있다. 전국자연보호연맹 대회에도 참석했다. 이런 교류들을 통해서 농업을 포함하여 자연을 소중히 하자는 노력을 펼치고 있는 많은 선배, 동지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들은 조금씩 대해의 흐름을 알게 되어 뒤로 물러설 순 없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에 마을 전체의 감귤농원을 무차차엔처럼 만들자, 무차차엔을 마을활성화의 구상으로 진전시키자는 방향을 잡게 되었다. 이 해에 무차차엔 규약을 만들고 기관지 ‘천보(天步)’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1980년, 마을이 과거 일본제철 폐광지에 미츠이물산이랑 짜서 LPG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들은 지금까지는 ‘지는 싸움은 하지 말자’는 주의였으나 그 때만큼은 ‘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LPG기지건설 반대투쟁을 벌였다. 그렇게 힘든 싸움은 정말 두 번 다시 하기 싫다.


결과적으론 다행히 이란 이라크 전쟁의 영향으로 미츠이물산이 건설을 포기하게 되어 건설계획은 폐기되었다. 우리가 왜 반대했냐면, 과소화되는 마을에 도시형 기업이 와서 도시 수준의 급료를 받고 좋은 승용차에 타서 에어컨을 튼 집에서 일요일에는 비키니를 입은 아가씨들과 노는 꼴로 마을이 바뀌게 되면, 땀과 잡초에 범벅이 되어 감귤 밭에서 일할 기분이 없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런 마을이 우리가 추구하는 마을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원자력발전소나 LPG기지 유치를 결정하는 마을 촌장도 과소화가 심각해진 마을을 보면서 내린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키하마마을(明浜町)은 이대로라면 50년 후엔 인구가 제로이다. 정말 나쁜 것은 촌장이 아니라 도시에 두기는 어려운 위험한 시설을  자본의 힘으로 농촌으로, 남쪽 가난한 나라로 분산시키려는 부자들, 기업가, 환경파괴에 가담하고 남쪽 나라 자원을 무절제하게 수탈하는 기업으로 생활을 연명하는 자들, 또는 그런 일을 하도록 남편은 그대로 두고서, 초록 지구를 지키자고 난리치는 아줌마들이라고 본다. (왜 농촌의 인구가 줄어드는가에 대해  생각지 않는다면 원자력발전소는 안 없어진다)


우리 마을에 도시형 산업 유치가 중지된 덕분에 무차차엔의 노토피아구상이 구체화될 수 있었다. ‘사계절이 다른 산과 바다, 자연을 즐기고 이용하고 공존한다. 그리고 노인에겐 보람을 주고 누구나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는 마을, 이것이 농민이 생각하는 이상향, 노토피아이다’  농촌이 원자력발전소를 포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에 엄청난 사고가 터지거나, 아니면 원자력발전소가 필요 없을 만큼 이상적인 마을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깃발을 들고 반대를 외쳐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도 무차차엔이 있는 우리 마을에 노토피아가 생길 수 있을지,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소비자와 상호이해를 쌓으며

오래전, 오른쪽도 왼쪽도 모르던 시절 일본유기농업연구회의 이사장에게 ‘감귤을 좀 사 주십시오 ’하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러자 이사장은 담배를 물던 손을 떨면서 ‘먹을거리를 사고판다는 표현이 무엇인가?’ 하면서 노발대발했다. 그 당시는 진지하게 농사짓는 우리들이 도쿄까지 와서 야단을 맞는다는 것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들은 생활을 걸고 무농약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데 사 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쯤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이 대머리!’하고 싸움 직전 심정이었다.


‘돈을 번다(儲ける)’란 말은 사람(者)을 믿는다(信)고 쓴다. 신용할 만한 걸 만들지 못하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옛날부터 전해오는 진리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팔고 사는 세상밖에 몰랐다. ‘먹을거리는 생산하는 자와 먹는 자가 서로 얼굴을 알고, 서로 이해하여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 점에 우리들이 몰랐던 신들의 세계에 가까운 특별한 유통이 있다는 걸 배웠다. 이 후 이사장에게서 깨우침을 받은 것과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소비자를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과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1984년 감귤 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이대로는 지역의 모든 감귤농가가 기력을 잃을 것 같은 상황이어서 우리들은 과감하게 지역으로 무차차엔의 농법을 보급하는 단계로 이행했다. 재배기술 면에선 불안이 있었으나 판매가 순조로워 시도한 것이었다. 회원 수는 32명으로 늘어나고 무차차엔의 재배면적은 8ha로 늘어났다. 생산량도 1983년의 2배 이상인 200톤으로 늘었다. 판매 면에선 ‘무차차엔과 소비자 연대에 관한 약속’을 맺어 더욱 친밀한 관계를 추구하였다.


1987년엔 농협 이사회도 유기농업부회를 두어 무차차엔을 인정하였다. 유기농업을 추구하는 농가는 대부분 농협에 실망하여 농협을 그만두었으나 현재에도 대책없는 농협이나 농민의 심볼 조직인 것만은 틀림없다.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주도권이 유기농가로 돌아올 것이다. 그 때까지는 투자라고 생각하고 서로 협력하며 잘 만나고자 한다.


1988년엔 회원 55명, 재배면적은 34ha, 생산량 700톤이 되었다. 1990년엔  회원 수도, 재배면적도 마을 전체의 10%를 넘어 착실하게 젊은 농업자들에게 무차차엔의 방침이 침투되고 있다.


무차차엔은 개인 소비자, 소비자그룹, 단체, 자연식품점, 소매점, 생협, 수퍼마켓, 시장, 학교급식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판매 루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기본적으론 상호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판매활동의 기축으로 삼는다. 생태적인 마을 만들기를 추구하는 무차차엔으로서는 소비자와 제대로 된 만남을 하는 게 중요하나 마을전체를 무차차엔이 추구하는 유기농업화하기 위해선 일반 시장,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농업(카다야마 모토오사) ‘공생의 새로운 시대를 지향하며’

1. 급속하게 발전하는 농업기술혁신

1-1 농업기계

쌀농사 기계화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파종, 모내기, 수확, 건조, 저장, 정미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도 드물게 고도의 기계화가 진행되어 대량 생산, 직접 판매가 누구에게나 가능한 상태이다. 채소재배도 배추, 양배추인 경우엔 100ha까지 기계 재배가 가능하다고 하며 파종에서 포장, 출하까지 전용기계 시스템이 진전되었다. 그 외 작물인 경우에도 전용의 특수 기계 개발이 추진되어 기계적으론 어떤 작물이라도 대규모화가 가능케 되었다.


1-2 병충해 방제, 시비, 제초기술

농약, 제초제, 토양 훈증제, 화학비료 등 발암성, 유전변성, 다이옥신, 환경호르몬, 더 나아가 유전자조작이란 테크닉까지 이용하여 대규모화, 저코스트화가 농약회사 주도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환경보전형농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술도 발전하였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팀워크를 이루어 환경보전형 농업에 도전하게 되면 화학농법에 대항할 수 있는 대규모 유기농업도 가능할 것이다.


1-3 신선도 유지 기술

신선도를 유기하기 위한 기술로서 Co2 ,질소 가스 충전, 탈아세틸렌기술, 수온관리기술, 신선도 유지제, 신선도 유지자재 등의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따라서 채소랑 과일을 신선도를 유지한 채 수입하는 게 가능해졌다. 이는 농산물을 국제표준가격화하여 국내 농산물 가격을 다국적 농산물 회사가 주로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농사물 수입상사가 가격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우리들은 이러한 국제경쟁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2. 고령화와 농지문제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 자식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땀 흘리며 일하는 부모 모습을 보고, 땀 흘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며 부모를 버리고 고향을 등졌는가? 아니면 부모가 도시에 홀려, 농촌을 비하하고 땀과 흙에 범벅이 되는 숭고한 생업을 기피하여 자식들에게 도시로 가라고 했는가? 현재 신규 취농자는 의사지망자보다도 적다. 그리고 취농자의 고령화가 진전되어 쌀농사를 비롯하여 돈을 벌만한 작물은 없고 농지는 황폐해지고 있다. 이런 정세이므로 의욕이 있다면 전국적으로 농지를 대규모로 집적하는 게 가능해졌다. 에히메현만 하더라도 10 ha단위라면 농지집적이 가능하다. 자본력이 없는 우리들은 기업이 대규모 농지집적을 이루려는 움직임에 대응해야 한다.


3, 신농업기본법 제정(기업의 농업분야 참가가 가능해진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의 농업분야 참가는 언젠가는 인정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다. 실제로 기업이 농지를 취득하여 농업에 뛰어들게 되면 기업에 의해 비옥하고 가치가 높은 농지의 매매경쟁이 시작되어 대규모 농업 전환이 가속화되고 농지가격은 치솟아 자금이 없는 농가는 이농하거나 벽지로 쫓겨나게 될 것이다. 농촌에 정주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출퇴근하는 농업노동자에 의한 출근농업이 시작된다. 은행은 지금까지는 농지를 담보물건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기업이 참가함으로써 농지도 담보 물건이 된다면 농협은 더더욱 위기에 몰릴 것이다.


4. 가족경영에서 집단 가족경영으로, 협동노동의 진화가 필요하다

농업이 대규모화되면 기업경영과 공동조합경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일본의 이후 농업은 기업과 조합이 혼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기업과 조합이 여러 면에서 제휴하는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일개 대기업의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경우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일본의 농산물 가격형성이 가능할 정도의 대기업 지배가 가능할 것으론 보지 않는다. 기업화 생산이 진행되어도 중소기업의 난립이 예상되며 기계화와 더불어 기계화가 불가능한 분야의 노동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러한 활동을 유지시키는 것은 역시 노동이다. 옛날 가족들은 아버지 일, 어머니 일, 아이들의 일이 각각 있고 그래서 가족이 성립하였다. 이런 것이 협동노동이다. 즉 노동은 인생교육, 사회교육의 장이며 살아가는 기쁨을 창조하고 느끼는 활동, 봉사활동이기도 하였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다양한 가치가 살아 숨 쉬는 노동, 이것이 협동노동이다.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일을 할 때는 이 협동노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들은 가족경영에서 집단가족경영으로 공동노동을 진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5. 집단가족경영(협동노동)으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원래 고령화와 취농 인구 감소로 인해 농촌사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들 말하고 있으나 경영 규모 확대가 이루어지면 기존 농가의 경영체질은 약화되고 겸업, 이농, 파산이 더욱 심각화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재 지자체가 구상하듯이 농협을 통한 농업이 체질강화, 제3섹터를 통한 마을 활성화, 다양한 이벤트를 유치한 마을 활성화라는 생각으론 붕괴하기 시작한 농촌의 재생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농업을 기업 경영체, 공동 경영할 수 있는 센스가 있는 농가 지원에 머무르지 말고, 이종 업종 간 제휴를 포함하여 마을 재상을 위해 주민참가를 전제로 새로운 농촌사회의 재생계획이 필요하다.


사람이 태어났을 때는 누구나 우는 것밖에 몰랐다. 그러나 자라면서 기쁨을 알고 사랑을 알고, 땀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노인이 되고 다시 아기로 돌아가 흙으로 돌아간다. 21세기는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과 생존하는 기쁨을 나누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이런 눈으로 경제활동을 본다면 농촌에는 영리활동을 넘은, 과거의 운명공동체를 진화시킨 것과 같은 다양한 조직, 비영리 협동의 지역사회 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늙은 부모를 봉양하여 돈을 받는 시대인 것이다.(개호보험, 연금을 빗대는 말) 농업경영을 지역에 뿌리내리면 지역 내에서 모두가 필요한 사업, 일을 창조할 수 있다면 지역 재생은 충분히 가능하다.


6. 토끼를 쫓고 붕어를 낚던 고항

우리들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의 대지에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미래를 향하여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소망한다. 고향에는 우리들의 문화가 있다. 그 문화를 지키고 계승한다. 그리고 그 문화가 시대의 변천과 함께 천천히, 생명이 진화하듯이 천천히 바뀌어 가는 것. 아주 오래 전 선조가 키워온 문화를 음미하면서 고향 땅에 묻힌다. 경제구조, 생산현장이 어떻게 바뀌든 간에 토끼를 쫓고 붕어를 낚던 고향은 영원히 있기를 바라고 싶은 것이다. 무차차엔의 궁극의 목표는 ‘토끼를 쫓고 붕어를 낚던 고향(일본의 유명한 동요, 고향의 첫 구절)’의 재생이다.


7.요람에서 무덤까지, 무차차엔은 해적선 알카디아 호의 모항이자 휴양지

우리들은 일본 경제가 국제화하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 투기성 요인의 증대, 기계화, 대규모화, 이상기후에서 오는 생산 불안정화 등의 조건을 포함하여 무차차엔의 현재의 감귤농업생산(급격한 경사지의 다락밭 감귤농원)으로는 장차 생활이 곤란해진다는 결론에 다 달았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였다.

고향은 어린이를 낳아 키우는 곳, 늙어서 땅으로 돌아갈 곳, 경제 전사들이 경제전쟁에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곳으로 최고의 조건을 정비할 수 있으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런 고향 기반 위에 경제 기반의 재구축을 설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실제론 동시진행이지만) 고향 기반이란 물질문명의 종언이 시작될 때 초록별 지구의 재생과 사람들의 마음의 재생, 숨결이 있는 모든 생명의 공생이란 관점에 서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아버지의 등을 보고,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는 환경,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어린이는 모두의 보물이란 관점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하고 노인들과도 공생하며 모두가 함께 살아간다는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가능한 만큼 공부를 시키고 경제활동에 지쳤을 땐 회복될 때까지 고향에서 휴양해서 다시 경제 전투로 나갈 수 있는 것, 노인에겐 보람 있는 일거리가 있고 재택개호를 받더라도 고독하게 누워 있지도 않고 그렇게 만들지도 않는 것이다.


8. 농촌과 도시의 공생을 위해 새로운 농업을 시작

에히메현 내 10 곳에서 100ha의 종합농장을 목표로 집단을 구성하고 있다. 우리들은 지금 현에서 2곳, 합계 10ha의 농지를 취득하고자 하고 있다. 뜻을 함께 한 사람들이 출자하여 대규모 환경보전형 농장을 건설하여, 모두가 협동노동을 하는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 하나의 모델로 삼아 지역에 뿌리내린, 젊은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감각의 농업 시스템 구축을 해보고자 한다.

전남 승주에서 자연농법과 자연의학을 실천하는 한원식 선생

전남 승주에서 자연농법과 자연의학을 실천하는 한원식 선생이다.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전남 승주에서 자연농법과 자연의학을 실천하는 한원식 선생이다. 나로서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분이라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우리 집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인사를 나눌 틈도 없이 한선생은 하고 싶은 요점을 꺼낸다.


“이 동네 분들과 자연농법과 의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갑자기 방문한 걸음이라 이웃들에게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대신에 아내와 나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은 30살 무렵부터 자연농법을 실천해왔으니 얼추 30년 가까운 세월을 자연과 더불어 산 셈이다. 자연에 산다는 건 일년 아니 하루를 살아도 보고 배우는 게 있다. 그리고 그 배움은 자신만의 세계를 갖는다. 누구든 자연에서 보낸 경험이 있다면 귀 기울이면 배우는 바가 있다. 그러니 한선생은 30년 세월의 무게만큼 이야기도 새롭다. 기계를 안 쓰는 자연농법으로 농사도 9만 제곱미터(대략 3000평) 짓는다. 이 가운데 벼농사도 두 마지기 정도를 자연농법을 짓는다. 두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몇 가지만 간추려 본다.


첫째 ‘참’을 강조한다. 거짓이나 꾸밈이 없어야 한다는 거다. 병이란 없는 것이며, 꾸밈이며 거짓에 불과하다. 그는 병 대신에 ‘앓이’라는 말을 쓴다. 배앓이, 속앓이에 앓이. 앓이는 ‘알다’에서 나온 말이란다. 자기 몸이 스스로 알아서 아픈 거니까 앓이가 된다. 병이라 보면 참을 못보고 자꾸 아픈 걸 몰아내려고 하지 왜 아픈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 ‘앓이’를 통해 우리 몸을 알 수 있으니 ‘앓이’조차 잘 모셔야 한다. 아픈 사람이 참에 이르자면 단식을 중요하단다. 몸이 불편하다면 먹지 않아야 한다. 그 단적인 보기로 선생의 장모 이야기를 했다.

연세가 여든이 넘은 장모가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태로 사위집에 왔다.

“그 몸으로 어찌 살아요? 굶으세요.”

심지어 몸이 제대로 말을 안 듣는다면 죽어라는 말까지 했단다. 장모는 사위를 믿고 굶기 시작. 닷새를 굶으면서 다리가 정상이 되고 다른 지병도 나았단다. 그러면서 식욕도 살아나 뭐든 맛나다고 한단다. 지금은 농사일을 아주 열심히 할 만큼 건강해졌단다. 한선생 역시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 머리카락만 희끗하지 그 외는 젊어 보인다. 몸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얼굴은 맑다. 그래서인지 그이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한선생은 ‘참’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게 먹고, 오래 천천히 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누구나 오래 씹어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그 근거가 약하다. 한 선생은 위산과 침샘의 화학성분으로 설명을 했다. 위산은 강한 산성인데 침은 중성이다. 소화가 잘 되자면 충분히 씹어 침샘을 많이 위로 보내주어야 음식이 잘 중화가 되어 소화가 잘 되고 덩달아 힘도 잘 솟아난단다. 이 부분은 보다 더 공부해볼 부분이겠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침에는 탄수화물을 녹이는 소화효소가 있는데 이는 중성에서만 작용을 한단다. 그러니까 위로 넘어가기 전에 입안에서도 충분히 소화가 되는 과정이 있다. 이래저래 침이 중요하다. 소화는 기본, 면역력을 높여주고, 해독 작용도 한다. 또한 침은 Ph 6.5~6.9 정도의 중성에 가깝고, 위산은 pH2 에 가까운 강산이다.)

침이 잘 나오게 하자면 씹는 횟수도 100번이 넘어 130-40번을 강조한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야말로 밥 모심 아닌가.

밥에 대한 그이 생각도 재미있다. 모든 음식을 다 밥으로 생각한다. 무나 과일 또는 먹는 풀 하나하나 다 밥으로 여긴다. 여기서 밥은 바로 몸이 되는 음식이다. 그러면서도 밥상에는 음식 가짓수를 있는 대로 많이 올린다. 올릴 수 있는 음식이 스무 가지가 되면 그 모두 다. 말하자면 밥상이 잔치가 된다. 그렇다고 과식을 하자는 건 아니다. 만일 과일을 많이 먹으면 밥을 두 세 술 먹기도 하고, 밥을 더 먹으면 다른 음식을 조금 먹기도 한다. 소박함이 주는 풍성함이다. 억지로 하는 풍성함이 아닌 자연스런 풍요.


오래 씹으면 소식도 저절로 된다. 오래 씹어 삼키면 밥 한 술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위에 밥이 차는 걸 느낄 수 있단다. 소식小食은 양의 문제 이전에 시간의 문제 즉, 오래 씹느냐 안 씹느냐에 달려있다. 밥 한 술을 100번 이상 씹는다면 식사 시간이 한결 길어질 듯 하다. 

한 선생은 하루 두 끼를 권장한다. 아점을 열 두 시쯤 먹고, 저녁은 해가 떨어질 무렵에 먹는다. 부인은 하루에 한 끼를 먹고도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을 한단다.

참 다음으로 그이가 강조한 건 일이다. 일하고 나서 밥을 먹어야 한단다. 일을 무리해서도 안 되지만 일을 안 하고 밥을 먹어서는 안 된다. 이는 내가 주장하는 거와 같다. 

한선생 이야기를 듣고 또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면서 내 생각이 하나 정리가 된다. 바로 ‘하나를 잘 하면 모든 걸 잘 한다’이다. 씹는 걸 잘하면 소화도 잘 되고, 소화가 잘 되니, 면역력이 높아 건강하다. 소화를 잘 시키니 모든 일에 의욕도 샘솟고, 힘도 잘 쓸 수 있다. 그러니 적게 먹어도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생각 역시 몸이 건강하면 밝고 건강하게 샘솟는다. 

손님이 돌아가고 나자 그동안 가볍게 먹어오던 저녁을 먹지 않았다. 그러자 저녁 여덟시쯤 되니 배가 고프다. 좀만 기다려보자. 그랬더니 침이 자꾸 고인다. 침을 삼켰다. 침이 달다. 서서히 배고픔은 가셨다. 대신에 소변이 자주 나온다. 먹은 거라고는 침 밖에 없는데 한 시간마다 오줌을 눈 거 같다. 내일부터 더 천천히 먹고 더 적게 먹는 실험을 해 볼 생각이다. 어쩌면 씹는 행위 자체도 넓은 뜻에서 요리 가운데 하나가 될지 모르겠다. 한선생과 만남은 내게 좋은 공부가 된 고마운 시간이었다.

승주 농부 한원식 선생의 자연(천연)농법과 땅 이야기

승주 농부 한원식 선생의 자연(천연)농법과 땅 이야기 

 

한원식 선생은 순천 승주의 3000평 산밭에서 퇴비를 만들지 않고, 작물도 팔지 않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 30년간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은 그의 땅과 농사에 대한 철학은 확고하다.
생명, 즉 자신이 키운 작물을 사고파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한원식 선생의 다음과 같은 말은 그의 땅과 농사 철학을 온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땅은 곡식이 자라도록 준비되어 있어. 땅은 당겨주고 뿌리는 뻗지. 지난해 죽은 풀뿌리들이 숨구멍을 만들어 놓고, 지렁이와 미생물은 숨통 트이게 하는 거야. 농사는 자연의 순환에 맡기는 일이지. 땅을 갈아엎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야. 풀이 자라면 낫으로 생장점만 잘라주지. 땅 속 모듬살이를 해치지 않도록 뿌리째 뽑거나 땅을 뒤집는 호미질은 하지 않아.”

이근이: 오면서 보니 다랑이논이 많던데, 농사 규모가 클 수가 없겠어요.
한원식: 내가 농사짓는 다랑이논이 만든 지 150년 된 땅이지. 전부 3,000평 정도 짓는데, 논은 500평, 나머지는 논을 밭으로 쓰지.

이:
3,000평을 두 분이 짓는다고요? 기계도 안 쓰실 거 아니에요.
한: 올해는 예초기 좀 썼어.

이:
천연(자연)농법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한: 배추 농사짓다가 배추 통해서. 배추 밭에 물이 찼는데, 밭을 갈아서 심은 배추는 죽어버리고 밭을 갈지 않고 심은 배추는 잘 자라는 거야. 그때부터 자연농법을 했으니까 30년 됐지. 그 다음해부터 밥을 사고팔지 않는 삶을 살기 시작했고. 29년 됐어.

이:
선생님 고향은 어디인지요?
한: 충남 공주. 고향을 떠나게 된 게 자연농업 터득하면서. 그전엔 관행농 하다가, 유기농 하다가, 자연농을 하게 됐지. 이렇게 산속으로 온 건 좋은 자리 찾아서 들어온 게 아니야. 나는 늘 안 좋은 곳에서 자연농을 했어. 좋은 곳에서는 돈이 들어가니 내가 발붙일 곳이 없어. 땅값도 비싸고. 고향을 떠난 것도 내 땅 없이 농사를 지었는데 돈을 안 버니까 세를 못 주잖아. 그런데 여기는 그 반대지. 이 집도 공짜로 지내고 있고. 

이:
선생님이 여기 오기 전에 그 전 분들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 안 했겠어요.
한: 아니, 사용했지. 그런데 내가 왔을 때 한 12년 묵어 있었어.

이:
그렇게 오래 묵었으면 그전에 사용한 화학비료 같은 건 자연적으로 퇴비화되었네요.
: 자연농은 상관없어. 땅은 좋고 나쁜 게 없어.

이:
그렇지만 망친 땅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화학비료나 농약으로 황폐화된 땅은 새롭게 일구어야 하잖아요.
한: 상관없어. 땅이 어떤 상태든지 작물이 적응을 하니까. 공해 문제가 첫 번째가 아니라 바르지 못한 문제가 첫 번째야. ‘이 땅이 나에게 무엇을 주시느냐’로 가야지 ‘이 땅에 무엇을 심어 먹느냐’로 가면 모순이지. 오염됐으면 오염된 대로. 땅을 살리기는 어떻게 살려. 땅은 이미 살아 있는데, 말부터 잘못된 말이지. 땅이 왜 죽어? 땅은 안 죽지. 땅이 산성화되면 산성화된 땅에 맞는 그런 생명이 오시잖아. 습지는 습지의 생명이 오시지, 메마른 데는 메마른 생명이 오시지. 우리가 순응해가야 되지. 흔히 자급자족을 말하는데, 이게 잘못된 말이야. 자급이면 자급이고 자족이면 자족이지. 말을 따로 써야 돼. 자급이란 말은 이룬다는 뜻이고, 자족이란 것은 절로 된다는 뜻이야. 인간이 망쳤으면 망친 대로 스스로 가는 길로 바르게 시작하면 문제가 없어. 또 요즘 생명농업이라고 하는데 거래가 들어가면 생명농업이 아니야. 나눔이 돼야지. 농업인이 아니라 농사꾼이 돼야지. 자연농이라도 농업인이 있어.

이:
그럼, 농부라는 말은요?
한: 농부하고 농업인은 다르지. 농부는 농사꾼을 높인 말이야. 밥을 나눔으로 대할 때에만 농부라고 할 수 있지. 농업인들이 이 땅이 내게 무엇을 주시느냐고 가지 않고, 내가 이 땅에 무엇을 심느냐로 가잖아. 나눔의 바탕이 완전히 상실됐지. 아주 농사짓는 사람들이 장사꾼의 바탕을 깔고 가니까 참, 내가 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프지. 세상의 구조가 우리 뼛속 깊숙이 파고 들어와서 헤어 나오기가 힘들지. 

이:
선생님은 섬김, 나눔,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노동을 하시는 거네요.
한: 나는 해뜨기 전부터 해질 때까지 극진하게 일해. 그랬을 적에 일이 고통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일이 놀이가 돼. 나눔으로 가니까 놀이가 되지.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놀이가 아니라 게임을 하고 있잖아. 게임과 놀이는 달라. 게임은 싫증나고 놀이는 싫증 안 나지. 

이:
자연농법에서는 밭에 씨를 뿌리기 전에 어떻게 관리해 주시는지요?
한: 김매고, 씨 뿌릴 정도로 골은 내주고 씨를 뿌리지. 그 위에 흙 덮어주고. 호미질도 될 수 있는 한 땅을 뒤엎지 않을 정도만 해주지. 

이:
땅에 유기물이라든가 따로 퇴비는 안 하시나요?
한: 퇴비는 안 하지. 변소에서 나오는 것만 처리를 해야 하니까 뿌려 주는 정도지. 

이:
그럼, 고추처럼 소위 다비성 작물은 키우기 힘들지 않나요?
한: 고추는 다비성이 아니지. 거름하면 안 돼. 땅이 걸면 탄저병 오지.

이:
더 많이 수확하려고 거름하고, 거름하면 병이 오고, 악순환이네요.
한: 그러니까 땅이 내게 어떻게 주시느냐로 가야지. 거른 땅에 고추 심으면 안 되지. 

이:
몇 가지 작물을 심으세요?
한: 무엇을 안 심느냐고 물어봐야지. 올해는 양배추 씨를 받아놓은 게 없어서 못 심었어. 웬만한 작물은 다 심은 거 같아. 지금 이 밥에 한 열다섯 가지 들어갔어. 벼, 밀, 찰보리, 메보리, 콩, 팥, 수수, 옥수수, 기장, 율무, 차조, 메조, 차수수, 메수수. 

이:
수확량이 꽤 될 텐데, 사고팔지 않으니 먹고 남는 건 어떻게 하시는지요?
한: 아픈 사람들 나눠 주지. 주로 암환자들인데, 만남이 되는 대로 나눠 주지. 그리고 우리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 맞이하면서 나눠 먹고. 

이:
선생님 밭에서 돌려짓기하는 원칙 있으세요?
한: 특별한 원칙은 없지. 굳이 순서를 말하라면 한 자리에 밀, 보리 심고, 다음해 배추 심고, 다음해 고추 심고, 다음해 땅콩 심고, 그렇게 한 바퀴 도는 데 5년 걸리지. 

이:
땅콩은 콩류가 땅에 질소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심는 거죠?
한: 그렇지. 땅이 걸면 옥수수를 심어서 거름기를 빼고 고추를 심어. 걸지 않은 곳은 콩을 심어서 거름기를 보충하고. 

이:
퇴비를 안 하는데, 땅이 걸다 안 걸다를 어떻게 아시는지요?
한: 농사 지어봐야 알지. 작물이 잘 되는 건 땅심이 깊으냐, 깊지 않느냐에 따라서 가뭄을 많이 타기도 하고 타지 않기도 하지. 또 땅의 구조가 살이 많으냐, 살이 얕느냐 여기서 좌우되지. 예를 들어 물 빠짐이 덜 되는 땅은 걸지. 작물은 거의 물이 길러내는 거야. 

이:
물과 땅의 관계를 잘 알아야겠네요.
한: 그럼. 

이:
여기는 거의 천수답 형태 같은데, 비가 안 오면 물대기가 힘들지 않나요?
한: 아니지. 일년 내내 솟아나는 물이 있어. 그런데 물이 차서 벼농사 하기는 안 좋지. 

이:
그래서 물길을 멀리 돌려서 쓴다고도 하던데.
한: 그런 거 없어. 새벽에 논물이 차갑게 식었을 때 얼른 물을 대서 해가 뜨면 따뜻하게 데워지는 원리를 그냥 이용해. 땅을 안 가니까 논은 물 빠짐이 심하지. 물을 오래 가둬두기 위해 논 두둑은 찰흙으로 막지. 또 예초기로 논바닥을 한 번 훑고 지나가면 흙탕물이 생기니까 풀은 제거되고 물도 가둬져. 흙탕물이 틈새를 메워주는 거야. 밭은 1m 80cm로 두둑 지어놓으면 물을 가둘 수 있고. 

이:
보통 1m 20cm로 하는데, 1m 80cm면 꽤 넓은데요.
한: 물 빠짐이 심한 땅이니까, 거기 맞춰서 달라지는 거야. 나는 인위적으로 땅을 갈아엎지 않지만 만약 땅을 깊이 갈려면 밀, 보리처럼 뿌리가 깊이 내리는 작물을 심으면 되지. 옥수수를 심으면 땅의 통로를 굉장히 크게 만들지. 콩은 땅을 굉장히 부드럽게 만들고. 사실 땅을 부드럽게 하는 건 습기야. 그러니까 땅과 물의 관계를 잘 알아야 농사가 잘되지. 

이:
보통 땅을 간다고 할 때 지렁이도 좋은 일꾼이잖아요.
한: 난 지렁이는 별로야. 지렁이 많으면 두더지 많아서 힘들어. 두더지 많으면 쥐가 또 많아지고. 여기 산속에는 쥐들이 파, 양파까지 다 먹어. 그러니 땅콩, 고구마는 남기지를 않아. 작년엔 쥐가 다 먹어서 고구마를 캐지 못했어. 고구마는 퇴비하면 안 돼. 고구마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해야 돼. 

이:
기후변화가 갈수록 문제잖아요. 농사지으면서 누구보다 먼저 피부로 느껴지시지요?
한: 상관없어. 올해 햇볕이 안 좋았잖아. 그 안 좋은 게 벼농사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거야. 거름을 했을 때 상관관계가 이뤄지지. 걸었을 때 벼 잎은 흡수 능력이 떨어져. 그런데 거름을 안 하면 빛이 없어도 흡수 능력이 높아지거든. 그러니까 생명이 펼쳐지고 자정 능력이 더 이루어지는 거야. 

이:
어느 땅에 가서도 선생님은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한: 그럼. 그게 땅의 본래 모습이란 말이야. 땅을 분류하면 안 되지. 그리고 땅을 살린다는 말도 성립이 안 되지. 시장의 논리에 맞는 감 종자를 여기 땅에 심는다고 해봐. 그러면 땅을 살려야 된다는 논리가 나오지. 내가 갖고 있는 벼 종자가 50가지는 돼. 지금 진흥청에서는 화학비료를 줘야 하는 종자를 찾아내서 농민한테 보급하는 거고, 나는 전혀 거름하지 않고 되는 종자를 해마다 심어보면서 찾아내는 거야. 이 땅은 햇빛이 짧고 물이 차가운데, 그러면 벼 종자가 땅에 맞춰 가는 거야. 땅은 그대로 있잖아. 벼 종자는 움직이는 거고. 움직이는 게 바뀌어야지, 땅이 어떻게 바뀌어. 이 땅에 맞으면 번식이 이뤄지고 안 맞으면 자기 맞는 곳으로 가야만 되고. 거름 안 해도, 햇빛이 적어도 되는 종자가 생명을 펼치기 위해서 이뤄진다는 거야. 

이:
그럼, 여기 땅에서 나는 종자를 매년 채종하시면서 가장 잘 적응한 종자를 찾아내는 거네요.
한: 그래야지. 없는 것은 구해 오지만 계속 여기서 반복해서 심어보면 이 땅에 맞는 종자가 나오는 거야. 

이:
그러다 보면 기후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씨앗도 적응을 해서 나오겠어요.
한: 적응하는 종자가 또 나오지. 여기서 교배가 되면 새로운 종자가 나오는데, 그 새로운 종자는 거름을 줘도 되는 종자, 거름을 안 줘도 되는 종자, 수없는 종자가 다 나와. 그럼, 이 땅이 무엇을 주시느냐고 가는 그런 종자를 여기에 모셔야지. 완두콩 개량 종자는 여기가 추워서 안 맞아. 토종 완두콩 종자는 추위에 강해서 여기서도 겨울을 나지. 아무리 수확이 많아도 개량종은 여기 심으면 죽어 버리니 수확을 전혀 할 수 없지. 반대로 저 아래에서는 얼어 죽지 않으니까 토종을 심을 필요 없지. 토종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닌데 사람들은 토종만을 고집하거든. 농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질이 좌우되는 거지, 토종이 질을 좋게 하는 건 아니야. 토종이라고 해도 거름을 많이 하면 빛을 받는 능력이 떨어져서 쭉정이가 나오고, 개량종이라도 거름 안 하면 빛을 받는 능력이 돼서 열매를 튼실히 맺지. 거름이 넘치면 일을 안 해. 모든 씨앗은 떨어지면 뿌리가 생겨. 거름이 없으면 뿌리가 일을 잘하잖아. 깊이 내리잖아. 깊이 내리니까 땅 속의 모든 생명을 모두 흡수해. 누구는 사람이 갖고 있는 씨앗은 야생을 잃었다, 이런 착각을 하거든. 씨앗은 야생을 안 잃어. 사람이 야생으로 못 가게 하는 거지. 개량종이든, 외국 씨앗이든, 모든 씨앗은 본래의 모습이 있지. 내가 잣 묘목을 몇 그루 키우고 있는데, 국산 잣을 여러 번 심었지만 싹이 안 나서 결국 중국산 잣을 심었더니 싹이 났거든. 여기 땅에 맞는 종자를 모시면 되는 거야. 

이:
GMO 종자도요?
한: 그럼. 벼를 심으면 씨앗이 나고 자라나잖아. 개량종은 안 자라나? 자라는 자체가 야생이란 말이야. 땅이 스스로 뿌리가 들어가게끔 갖춰져 있는 거야. 이미 뭇 생명이 나눔의 바탕이 되기 위해서 어디서든 적응해서 펼쳐져 나온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유기농은 펼쳐지지 못한다는 말이지. 땅을 살린다는 말 자체가 펼쳐지는 걸 못 봤다는 거야. 실은 펼쳐지지 못하는 농사잖아. 시장원리에 맞춰야 하니까. 

이:
세상엔 이런 농부도 있고, 저런 농부도 있고, 공존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한: 공존은 공존인데, 고통의 공존이지.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아니잖아. 나만 행복하면 안 되잖아. 모두가 행복해야지. 남을 착취하지 말고. 

이:
유기농을 하든 자연농을 하든 거래를 하는 순간 땅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네요.
한: 나는 누구를 비판하자는 건 아니지. 바탕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고, 참으로 가자는 말이야. 참으로 가야만 나도 살고 모두가 살 수 있다는 거야. 모두가 나처럼 세상에서 벗어나란 말은 아니야. 

이:
선생님 얘기 들으면 원래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얘기 같아요. 인간이 처음 곡식을 재배했던 때처럼.
한: 그렇지. 내가 고향의 삶이 아니고 본향의 삶이라고 하잖아. 

이:
결국에 농부는 순응하는 사람이 돼야 하네요.
한: 땅과 같이 놀아야지. 우리는 갖춰진 이 땅에 초대돼 왔어. 갖춰진 잔치 집에 초대됐는데 놀아야지.

자연농업 농사꾼이 되자!

자연농업 농사꾼이 되자!
조한규 원장의 자연농업으로 본 미래농업의 방향
2010년 01월 18일 (월) 11:39:36 새마갈노 webmaster@eswn.kr

[편집자 주] 본 글은 연세대 CT연구단 환경과 기술의 조화 연구모임 제3회 학술 심포지움에서 발제를 맡아주신 조한규 지구촌 자연농업 연구원장의 특강전문이다. 조한규 지구촌 자연농업 http://www.janonglove@com

   
▲ 자연농업에 의한 딸기재배
자연(自然)은 모든 생명체 (生命體) 가 자기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주어진 생명체들을 가꾸고, 기르고, 다듬어가며 생명으로 이어가는 생명활동체(生命活動體). 자연(自然)은 지역에 따라,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지만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타일체(自他一體)의 진리와 조화 속에서 공존공영(共存共榮)하며 모든 존재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므로 잠재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광대한 터전이다.

자연(自然)은 3기(열기(熱氣), 공기(空氣), 수기(水氣))의 생명력으로 호흡하게 하고 2열(천열(天熱), 지열(地熱))로 혈행(血行)을 주관하며 3체(천체(天體), 지체(地體), 기체(氣體))를 기반으로 물체(物體)를 이루며 현존한다. 이로 인하여 순환의 연결고리인 3계(식물계(植物界), 동물계(動物界), 균계(菌界))로 존재한다.

   
▲ 조한규 지구촌 자연농업 연구원장

농업(農業)은 주어진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자연을 터전으로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원천인 영양분을 만들어내기 위해 행하는 숭고한 노동이다. 인간이 지닌 지혜와 노동력을 햇빛, 공기, 흙, 물 등 자연조건과 조화시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업(生業)이다.

자연농업(自然農業)은 첫째 자연의 틀과 공존(共存)의 순환 속에서 종류대로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잠재능력을 자의적(自意的), 자활적(自活的)으로 최대한 발휘하여 지음 받은바 사명(使命)을 다하는 완전자유평등(完全自由平等)의 생명력적 공동체를 이루는 행위로 자연의 섭리에 따른다. 두번째 필요한 재료는 주변에 있다. 셋째 과정을 즐긴다. 넷째 '0'의 위치에서 생각한다. 다섯째 상부상조를 기본으로 한다.

자연농업의 기초 및 기본원리는 첫째, 심경(深耕)을 하지 않는다. 둘째, 기비(基肥)를 주지 않는다. 미생물(微生物)과 소동물(小動物)을 활용하여 생명공학(生命工學)적인 생활터전을 일구고 자립적(自立的) 호흡(呼吸)기능을 배양한다. 셋째, 적기(適期), 적비(適肥), 적량(適量)의 시비를 한다. 생장발육에 따른 영양주기에 맞추어가며 시비(施肥) 넷째, 농업현장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자원을 활용한다. 농민 스스로 자가제조한 영양원(營養源)적 자연농업 영농자재를 작물에게 공급한다.

영양주기(營養週期) 이론이란 재배식물의 자연스런 성장법을 이해하고 그 성장법에 맞춘 시비관리를 통해 작물이 기후 등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재배로 작물의 발육생리 이해에서 출발한 영양주기는 작물의 생리는 발육단계별로 다르다. 즉, 작물은 각 단계마다 최적의 조건을 갖는다관행농업자연농업영양생장기, 생식생장기영양생장기, 교대기,생식생장기를 갖는다.

   
▲ 자연농업 일반작물의 관리주기

식물 내부의 생리화학적인 변화 진행은 변화에 따른 시비관리(적기, 적비, 적량)가 관행농법이라면 자연농업은 밑거름 과다주의(질소위주) 작물의 선택적 흡수 근군발생의 빈약 근권미생물 다양성 파괴 생리장해 병충해 발생시 저항성 저하 기후 등의 변화에 대응능력 저하 밑거름을 주지 않는다. (밑거름을 줄 경우 인산위주) 적기, 적비, 적량의 흡수 근군 발생의 정상화(왕성) 근권미생물의 다양화 생리장해 병충해 발생시 대응능력 강화 기후 등 변화에 대응력 강화를 참고한다.

작물의 생리적 불균형에 따른 부작용은 탄소동화와 질소동화의 불균형, 질소, 인산, 칼륨의 불균형, 증산(蒸散)의 불균형, 호흡(呼吸)의 불균형으로 오므로 밑거름과 유기질 과다투입은 발육장애의 원인이 되고, 환경변화에 신속한 대응(자립력)이 가능(3) 영양주기와 C/Nm을 참고한다.

또한 식물의 C/N 관계연구는 그로스그레빌이 1918년 탄수화물과 질소의 관계설을 "C/N 값의 높고 낮음에 따라 식물생장, 화아분화가 달라지고 이는 수량이나 품질과도 큰 관련이 있음"을 제창했다. 식물의 C/Nm 관계 연구는 오이노우예야스

따라서 C와 N의 비율을 분수식으로 나타내면 단순한 수량적 비율이 되기 쉬우므로 각 발육단계의 C/N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한 쪽을 최적필요량(Nm)으로 놓고 다른 한쪽 상대량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야 한다.

(C/Nm)는 2/5와 4/10, 10/25, 40/100의 경우 수학적으로는 같지만 생리학적으로는 같지 않다. C/Nm의 값을 높인다는 것은 체내 질소의 최적필요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탄소의 양이 많다는 생리화학적 상황을 의미한다. 즉, Nm(질소최적필요량)을 염두에 두고 작물과 수확체마다 그 단계를 구성하는 생리화학적 균형을 고려한다.

이에 영양형의 전조를 그로스그레빌의 영양형 전조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하나, 형수분과 질소가 많고 탄수화물의 양은 적다. 영양생장이 약하고 화아분화도 하지 않는다. 둘, 형수분과 질소의 공급이 많고 탄수화물의 생성도 충분하여 영양생장은 왕성하지만 화아의 형성이 불량하기 때문에 꽃은 피었어도 결실은 하지 않는다. 셋, 형수분과 질소의 공급이 다소 적어지고 탄수화물의 생성은 왕성하여 화아의 형성은 왕성하고 결실도 양호하다. 넷, 형수분과 질소가 적어지고 영양생장은 미약하게 되며 화아분화도 잘되지 않고 결실도 되지 않는다.

식물생리의 3단계를 살펴보면 1단계 영양생장기 (어린이)는 잎에서 합성한 탄수화물은 뿌리에서 흡수되기 쉬운 무기질소(NH3, NO3)와 결합하여 유기질소(아미노산, 단백질)을 만들고 줄기, 가지, 잎 등의 몸체 생장에 작용한다. 이 무렵의 C/Nm은 C는 소비되어 적어지고 N은 약간 많은 상태이며 그로스그레빌의 이론에 의하면 둘에서 셋의 중간형에 해당하는 성장시기이다. 사람으로 보면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유소년기에 해당한다.

2단계 교대기(청년기) - 화기(花器), 화아(花芽)의 단계를 말한다. 잎과 줄기(가지)를 자라게 하는 영양생장과는 달리 성장의 질과 형태를 변화시키고 특히 잎의 색조를 뚜렷하게 변화시킨다. 이 무렵의 C/Nm은 C는 매우 많고 N는 최적필요량의 상태이며 그로스그레빌의 이론에 의하면 셋형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3단계 생식생장기(장년기) - 자실과 과실이 성숙하여 열매를 맺는 시기이므로 열매에 필요한 탄수화물이 잎에서 많이 합성되어 축적되는 시기. 즉, 탄수화물이 많고 무기질소는 약간 적은 것이 성숙의 필요조건이다.

   
▲ 자연농업의 기본인 토착미생물

토착활성화 자재를 활용한 자연농업 기반조성에서는 우선 세 가지의 기반조성 전제된다. 하나, 토양기반의 조성 둘, 종자기반의 조성 셋, 작물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양주기에 기반을 둔 조성이다. 또한 활성화 자재의 활용 농장주변의 천연소재를 활용하여 발효를 기본으로 하는 영양원 활용할 수 있다.

토착미생물 지역종합활성토착미생물로서 토양에서 무리를 이루어 살며 스스로 생활영역을 확보해 온 미생물이다. 다양한 기후적 환경요인에도 대처능력이 강하며 자생력을 가지고 본래의 기능을 강력하게 발휘한다. 토양에 투입되는 각종 유기화합물을 분해하여 이온화 작용이 가능한 형태로 전환시키는 작용하고 다양한 항생물질과 효소, 유기산 등을 만들어내며 합성에 의해 복잡한 물질이나 유기화합물을 만들어내어 토양 내 화학반응을 촉진한다. 자연생태계를 회복하고 천연활성물질의 순환조성으로 각종 병해를 억제한다.

   
▲ 자연농업 한방영양의 종류

한방영양제 정기가 강한 식물로 강장(强壯)강정(强精)살균보온의 역할을 하며 작물의 기력을 회복시키고 활성화를 촉진한다.

   
▲ 자연농업 천혜녹즙 종류

천혜녹즙 생장발육보조역할 및 생장발육부진 회복역할한다. 이밖에도 현미식초, 생선아미노산, 수용성칼슘, 수용성인산, 수용성칼륨, 수용성인산칼슘, 유산균 등이 자연농업 토착활성화자재로 활용가능하다.

자연농업의 실제에 있어서는 우선 작물의 자연농업 실제를 살펴보면 무경운 (無耕耘) 및 초생재배, 농지(農地)를 미생물과 소동물의 생활터전으로 삼아 경운하게 한다.(지렁이 등 활용)

   
▲ 자연농업 기타영농자재의 종류


그리고 유인살충주 사용을 하는데 곤충의 성향 활용으로 산란 전에 포획한다. 또한 초생재배 과수원 부엽토 멀칭 볏짚멀칭 호밀멀칭 작물의 건강체화와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각종 병해(病害)를 이기는 건강한 작물로 재배하여 병을 예방한다. 비료적 영양원으로는 초생재배의 유기질과 미생물, 소동물의 배설물, 그리고 사체(死體)를 활용하여 고추, 콩, 딸기, 브로콜리를 재배할 수 있다.

   
▲ 자연농업 과수의 초생재배 모습

축산의 자연농업 실제에 있어서는 자연농업적 축산설계 활용한다. 자연조건을 최대한 살린 계사 구조를 만들고, 인공보온을 하지 않는다. 또한 바닥은 흙과 닿아야 한다. 그리고 바닥 관리에 토착미생물을 이용한다. 쾌적한 환경 유지하고 분뇨를 제거하지 않는다. 분뇨를 제거하지 않아도 축산특유의 악취가 없으며 파리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분뇨를 사료화 한다. 이렇게되면 가축의 소화기능 강화(소화기관인 내장의 단련)되고 자급사료(발효사료) 확보가 가능하다. 이밖에 현미와 청초를 공급하고, 소화기관을 단련시킨다. 그리고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점과 생산비 절감, 생산량과 질의 확보를 생각해야 한다.

출처 : 광주전남귀농학교 (흙사람들)  |  글쓴이 : 지혜의숲(신수오)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