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곡물 유행, 뿌리내리지 못하는 바람

2016.02.27 13:05

제철채소, 노지채소, 제철노지채소 꾸러미를 하면서 애써 못생기고 손이 많이 가는 원물 채소를 받아 소비해주시는 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하면서도 한편, 나또한 기능성 먹을거리에 고민이 많은데 그것이 아직은 토종까지는 아니니... 

역시 고민이다.


<슈퍼곡물 유행, 뿌리내리지 못하는 바람>


도시생활자들은 모든 걸 ‘돈’으로 사야하고, 식품기업에 깊숙이 의존하고 있다. 이런 도시생활자를 대상으로 확대되는 다이어트 시장은 자본주의 시장의 꽃이다. ‘칼로리가 없고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제시한다. 이른 흐름에서 등장한 것이 ‘슈퍼곡물’ 시장이다. 퀴노아, 아마란스, 렌틸콩 같이 이름도 생소한 세계 여러 곡물이 인기를 끈다. 아미노산, 비타민, 항산화 성분을 갖췄다고 하여 ‘슈퍼곡물’이라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음식을 농업과 연결 지어야 한다. 어떻게 재배되고 씨앗은 어떻게 생산되고 보관되고 유통되는지, 그런 전체 과정을 봐야 한다. 식품기업들은 남의 것을 들여와 중간 이익을 남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거기에는 시장논리만 있다. 수입 귀리를 먹지 않더라도 귀리보다 더 한국인의 몸에 맞는 영양 풍부한 보리가 있다. 렌틸콩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토종 콩들, 서리태나 검정콩, 밥밑콩들이다. 포장만 다를 뿐이다. 


‘슈퍼곡물’이 아니라 우리 땅 기운을 받고 자란 곡물과 음식들이 기후변화를 이겨낼 수 있고, 수많은 바이러스와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 거기에 우리 밥상의 미래도 있다. 우리 것을 모두 잃은 뒤에 하는 후회는 소용도 없고,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만 확인하게 될 것이다. (변현단/곡성농부, 씨드림)

*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 2015년 4월호 특집 ‘유행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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