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다(食)’의 불교적 의미

2016. 2. 11. 12:57

1. ‘먹는다(食)’의 불교적 의미


우리가 매순간 호흡을 하며 생명을 연장해 가고 있지만 공기의 중요함을 잊고 사는 것처럼 자연과 생태계에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지구가 병들어 가고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에는 무관심한 게 현실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계절이 뚜렷한 아름다운강산 대한민국이었지만 지구온난화로 계절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자연이 훼손되기 시작하면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가 영향을 받고 또한 그것을 섭취하는 사람은 더욱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지구 환경을 생각한다면 바른 식문화가 정착되어야합니다. 21세기에 들어 전 세계인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생각하고 식재료의 환경과 생산, 유통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현재, 한국에서는 그 중심에 사찰음식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많은 경전 중에도 음식에 관해 하신 말씀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일례로 ‘증일아함경’ 제42권, 결금품에서 ‘일체의 중생은 음식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一切衆生由識而存 無食則死)’라고 식(食)의 중요성을 설하시고 계십니다.

그 중에서도 불교에서 말하는 ‘먹는다(食)’에 대한 의미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불교에서는 불살생과 생명존중의 가치를 가장 중요시합니다. 또한 음식의 섭취는 수행과 지혜를 닦기 위한-몸을 지탱하기 위한-방편이며, 오감을 즐기기 위해 만족을 구함이 아닙니다. ‘증일아함경’에는 인간이 먹는 4식과 세간을 벗어난 이들이 먹는 출세간의 5식이 나옵니다. 5식이란 선정의 힘(禪悅食), 바른 원(願食), 바른 생각(念食), 번뇌를 떠난 해탈(解脫食), 불법을 배우는 희열(法喜食)을 말하며, 이 다섯 가지로 깨달음의 종자를 키워 지혜의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에 식(食)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으시고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위해서 약으로서 음식을 섭취하셨습니다. 십송율에서는 건강한 수행승에게는 1일1식을 원칙으로 하고 거친 음식을 먹게 하였으나 병인에게는 어떠한 규칙과 금하는 음식이 없게 하고 각 병에 맞는 적당한 음식으로 병을 고치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도 6년이란 긴 고행(苦行)의 시간을 보낸 후 심신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수자타란 여인이 올린 죽을 드시고 원기를 회복하셨습니다. 이처럼 불교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수행을 위한 그릇으로써 몸을 보호하는데 그 첫 번째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먹기에 부드러운 죽은 예로부터 병인식이나 보양식으로 쓰였습니다. 식물성 쌀과 양질의 단백질인 우유의 배합은 영양소 섭취의 상승작용을 가져오므로 보양 및 치료에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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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타의 우유죽(타락죽)

  
 

불린 쌀을 굵게 간 후 냄비에 부어 약한 불로 노릇해 질때까지 쌀을 볶다가 불을 끄고 물을 부어 멍울 없이 갠 후 다시 끓인다. 죽이 끓어 쌀알이 풀어지면 우유를 붓고 약한 불에서 뚜껑을 덮고 끓이면서 가끔씩 나무주걱으로 저으며 눋지 않게 걸쭉할 때까지 끓여 소금이나 설탕을 넣고 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