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주권 / 먹거리 기본권 (2) - 위험한 먹거리 근원은 글로벌푸드

오늘은~ 2014.02.19 20:22

장경호 /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페이스북에서 옮겨옴.


위험한 먹거리 근원은 글로벌푸드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농민들이 유전자 조작된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민들은 GMO에 대한 불안과 우려 때문에 GMO 표시된 먹거리의 소비를 매우 꺼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매일 먹는 밥상과 먹거리의 원천을 추적해 보면 GMO 농산물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에 놀라게 된다.


어찌된 일일까? 국내에서 농민들이 재배하지도 않고 소비자도 꺼려하는데 왜 우리 밥상의 원천에는 GMO가 넘쳐나는 것일까?


국내 축산물의 사료는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체로 미국에서 수입되는 곡물사료 가운데 약 70% 이상이 GMO 콩과 옥수수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닭고기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매년 수백만 톤의 GMO 농산물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수입산 대두(콩)와 옥수수를 사용해서 만드는 식용유,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는 토마토케첩과 과자류를 비롯한 각종 가공식품 역시 통계는 없지만 GMO 비율이 상당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들 가공식품의 경우 GMO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했다는 것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국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GMO 농산물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GMO 농산물이나 이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등의 원천은 모두 글로벌푸드에 있다. 초국적 자본이 지배하는 글로벌푸드시스템이 위험한 GMO 먹거리를 합법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것을 대량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먹거리의 출발이 되는 종자단계에서 가장 위험성이 높은 GMO 종자는 글로벌푸드를 통해 구조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종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글로벌푸드는 돈(이윤)을 목적으로 농산물과 먹거리를 공급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윤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농업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 왔다. 재배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대량의 화학농법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대량으로 투입하여 생산성을 극대화시켜 왔다. 축산업 역시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공장식 축산을 일반화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동물 질병을 막기 위해 항생제가 대량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글로벌푸드는 화학농업과 공장식 축산을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시키고 확산시켜 온 주범이다.


또한 글로벌푸드는 전 세계를 무대로 먹거리를 공급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장기간 보관도 필수적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장거리 이동 및 장기간 보관 과정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글로벌푸드는 수확후 처리(post-harvest)라는 명목하에 상품성 저하를 막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다량의 화학물질을 이용한 처리방법을 확산시켜 왔다.


화학농법과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농축산물은 수확후 처리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이용한 처리를 거쳐 우리 밥상에 직접 올라오기도 하지만 가공단계를 거쳐 가공식품의 형태로도 또한 밥상을 지배하고 있다. 가공과정에서 원가비용을 낮추고, 중독성 강한 맛을 내기 위해 또 다시 다양한 화학 첨가물이 투입된다. 글로벌푸드는 생산에서 밥상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가능한 화학기술을 총동원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글로벌푸드는 공식 규범이 인정하는 먹거리가 되어 합법적으로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고 있다. 공식 규범을 위반하는 일탈행위에서 발생하는 불량식품은 겉으로 드러나는데 비해 공식 규범의 비호를 받고 있는 글로벌푸드는 그 위험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훨씬 더 위험한 먹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불량식품으로 인한 피해는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되고 단속과 처벌로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지만 글로벌푸드로 인한 피해는 쉽게 드러나지도 않고 단속과 처벌의 대상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푸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과 사회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초국적 자본은 글로벌푸드로 막대한 돈을 벌지만 글로벌푸드로 인한 피해와 비용부담은 개인이나 사회가 떠안게 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아토피질환 중 천식환자는 2001년 인구 

1천명당 12.9명에서 2005년에는 23.3명으로 81%가 증가했고, 아토피피부염환자는 2001년 인구 1천명당 12명에서 2005년 91.4명으로 무려 661%가 증가했다고 한다. 현재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전 인구의 약 0.5∼1%, 어린이의 경우 5-10%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만학생이 2007년 11.56%에서 2010년 14.25%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체중이 정상보다 50% 더 나가는 고도비만 환자 역시 3년 사이 0.83%에서 1.26%로 늘었다고 한다. 또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미국 테네시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경우 1988년~1994년에는 7.3%이었던 대사증후군이 2003년~2006년 조사에서는 6.5%로 11% 정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1998년 조사에서는 4.0%였지만 2007년에는 7.8%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매년 0.4%씩 대사증후군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매년 22,000 여명의 청소년이 새롭게 대사증후군에 걸리게 된다고 예측할 수 있는데, 한국 사회에서 소아 성인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로 나트륨의 과다섭취가 문제되고 있는데, 이 역시 글로벌푸드가 공급하는 가공식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산하 연구원팀이 미국 의학저널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소아 및 청소년의 나트륨 섭취량이 1일 권고량의 2배 이상을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심장협회는 미국인들이 섭취하는 나트륨의 75% 이상이 가공식품과 외식 또는 음료를 통해 섭취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한국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우리의 밥상이 글로벌푸드로 채워지는 것과 비례하여 식원성 질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 고통과 피해는 개인과 사회의 부담한다. 이 부분은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불량식품 근절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또한 이 부분은 겉으로 드러나는 불량식품의 피해 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불량식품 근절대책을 보면 이와 같은 근원적인 부분을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그들은 먹거리에 관해서는 문맹에 가깝다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