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벌고 적게 쓰는 다운시프트, 토마토 귀농인 유호석 씨

 

식물과 함께해서 행복한 사람!! 

 

최근 귀농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직장인들의 귀농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귀농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대부분의 귀농인들은 말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삭막한 사회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대부분의 이유일 것이다.

경기도 화성의 유호석 씨도 한 때는 평범한 직장인 이었다.

“부동산 개발관련 회사의 행정업무를 맡고 있었어요. 월급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받았고요. 하지만 오랜 기간 일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어요. 돈보다는 몸과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우연찮게 수원에 있는 지금의 원예특작과학원(그 당시는 원예연구소)에 들렀는데 여러 가지 식물을 보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식물과 궁합이 맞았다고 해야 할까요? 하하하”

유호석 씨는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체험이 되었다며 이것이 바로 원예치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아마도 식물에서 방출하는 어떤 호르몬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지 않았나 하면서 그 당시를 회고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유호석 씨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해도 ‘승리의 저주’만이 기다릴 뿐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도 이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아실현 및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자신에게 잠시나마 안식을 갖게 해준 식물을 키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유호석 씨도 귀농을 결심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귀농의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토마토 재배는 최선의 선택!!

호석 씨는 귀농을 준비하는 3년여의 시간 동안 농식품부 및 지자체의 농업관련 교육을 받으며 끊임없이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현재의 농업에서 트랜드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재배를 위해 철학서적을 탐독하고 일반식물학개론 등의 공부를 하면서 전체적인 식물의 이해 시간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한다.

“막상 귀농을 결심했지만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특히 농업 하면은 새벽부터 일어나 밤늦게 까지 일을 하는 그런 직업으로 인식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저같이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직업이었어요.”

호석 씨는 재배작물의 선택을 위해 많은 서적과 주위의 의견을 수렴하던 중 토마토가 생명력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병해충 방제에 대해서도 미리 예방을 하지 않고 증세가 나왔을때 방제를 해도 큰 피해가 없다는데서 더욱더 그를 끌게 했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는 호석 씨는 “화성시가 다른 농작물 보다 과채류 관련된 지원사업만이 있었어요”라며 이것 또한 토마토 재배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귀농하기 전 행정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볍률 및 행정 업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었고 국가 전체 지원사업 등 전반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농림사업시행지침서까지 탐독할 정도였다고 말한다.

“농업이 저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국가 지원이 많다는 것을 농림사업시행지침서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농업인 들이 지원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저는 그러한 사업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원사업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호석 씨는 남들이 잘 모르는 지원사업까지 속속들이 자세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귀농을 시작하자마자 4,0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적게 벌고, 적게 쓰고! 다운시프트족의 삶!

이렇게 해서 재배작물을 선택한 호석 씨는 먼저 600여평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지어 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가 농업관련 교육 및 공부를 하고 있어서 부모님께 시설하우스의 관리를 부탁했어요.”

호석 씨는 요즘 농업의 트랜드인 친환경 재배를 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본인이 농사를 짓기 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12월 저농약 인증을 받는데 성공한 호석 씨는 “친환경 재배를 한 이유가 또 있어요. 왜냐하면 친환경 재배는 소규모 재배도 어느 정도의 소득을 낼 수 있기 때문이죠”라며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고 많은 소득을 남기기 위해 친환경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는 호석 씨는 영국의 다운 시프트족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다운 시프트족은 고소득이나 빠른 승진보다는 비록 저소득일지라도 여유 있는 직장생활을 즐기면서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말한다.

다운시프트는 원래 자동차를 '저속 기어로 바꾼다'는 뜻으로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유럽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빡빡한 근무 시간과 고소득보다는 비록 저소득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에 맞는 일을 느긋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즉 빨리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를 늦추듯이, 금전적 수입과 승진에 쫓기느라 숨 가쁘게 돌아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생활의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금전적 수입과 사회적 지위·명예보다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호석 씨는 “농업이야 말로 삶의 여유와 만족 등 개인생활까지 충족시켜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빠름이 강조되는 21세기는 고도산업사회와 초고속 정보화 시대의 반작용으로 나타난 사회현상 가운데 하나로, 넓게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인 웰빙의 범주에 포함된다. 주말 및 야간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을 하나의 상품으로 여기며 오로지 자기개발에 몰두하는 예티족(Yetties)과는 정반대의 인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든든한 지원자가 있기에 가능했던 귀농

한편 호석 씨는 지금까지 자신을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 큰 어려움 없이 토마토를 재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난해 6~8월까지 3개월간 여주농업대학의 도시민 교육 과정을 통해 농업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호석 씨. “여주대학의 안영희 조교와 윤성임 교수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안영희 조교는 육종분야에 전문가여서 토마토 씨앗을 알아봐 줬고, 윤성임 교수님은 농업이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해주셨어요.”

또한 호석 씨가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후원자 역할을 해주고 있는 화성시 향남농민상담소의 배순명 소장은 지금의 호석 씨가 있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배 소장님은 재배부터 시작해서 판매 등 실직적인 부분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또한 농업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가르쳐 주세요.”

유호석 씨는 배순명 소장님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화성에는 젊은 친구가 많아요. 하지만 호석이 처럼 자신의 일에 열의를 갖고 최선을 다하는 젊은이 들이 없어요. 특히 호석이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인근 도서관에 가서 농업관련 자료도 많이 찾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 매우 기특해요,”

배 소장은 또한 “옛말에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호석이도 조그마한 것을 쥐어 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크게 불릴 줄 아는 그런 능력이 있더라고요”라며 흐뭇해한다.

호석 씨도 항상 옆에서 지켜봐주시는 배 소장님이 있어 든든하고 매우 고맙다며 웃어 보인다.




농사는 즐거운 마음으로...

현재 유호석 씨는 600여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시설하우스에서 여러 품종의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대추토마토가 대박이 났어요. 하하하”

호석 씨는 특히 고품질의 토마토를 생산하기 위해 원래 정식 주수보다 30% 정도를 적게 정식했다고 한다. “원래는 이정도 규모이면 4,000주 정도를 심어야 해요. 하지만 전 환기가 잘 되도록 주와 주 사이의 간격을 넓혀 2,800주 정도만 정식했어요.”

이렇게 재배된 토마토는 호석 씨가 직접 제작한 스티커와 박스에 포장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 그는 올해 수확한 대추토마토는 30~50박스씩 선물용으로 많이 나갔는데 부동산일을 하면서 쌓은 인맥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토마토를 재배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농사를 짓다보면 제대로 안 될 때가 많이 있어요. 그럴 때 마다 속상해 하면 힘들어서 농사를 못 지어요.”

호석 씨는 그래서 농사를 지을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식물들도 그 마음을 알고 잘 자란다며 지금은 겹순따고 온실가루이(곤충강, 매미목, 가루이과의 곤충으로 원예작물에 피해를 주는 곤충으로 외국에서 관엽식물에 묻어 유입된 외래해충) 잡고 하는 등의 농사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한다.

호석 씨는 올해 토마토를 13~14화방까지 수확하고 지금도 계속 키우고 있다고 한다.

“언제까지 자라나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토마토의 생육을 실험을 통해서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이죠.”

호석 씨는 앞으로 억대농부 보다는 오히려 다운시프트족에 가까운 성향이 있는 그는 현재 농림수산식품부가 말하는 규모화·조직화 보다는 개인의 전문화가 우선이라고 말한다.

“저는 농업생산에 있어서 ‘농산물재배관리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식물을 키우는 재미에 충실이 우선이기에...”


관비재배용 양액통

 

 

이 곳 토마토들은 그린음악을 듣고 자란다. 행복한 토마토들이다.

  

 

철저한 준비가 성공의 지름길

유호석 씨는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농업생산 만큼 저부가가치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농업을 선택해서는 안돼요. 또한 식물을 상대로 한 스트레스가 사람을 상대로 한 스트레스 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 지만, 도시에서의 생존경쟁 보다 농업인들의 생존 경쟁은 더 심하다는 사실 알아야 해요. 특히 지금의 삶이 힘들다고 도피처로 생각하시다가는 큰 어려움에 직면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조심해야 해요.”

유호석 씨는 귀농을 결심하고 준비할 때도 많은 노력과 철저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며 후배 귀농인들의 성공을 빈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롯이 행복하게 내 인생의 주체가 되는 삶이 아닐까?

한국농어촌공사 3기 블로그 기자 윤 종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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